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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

모래알

윤여준 (지은이)

2020-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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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풍경처럼 묵직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름, 아버지
문학, 영화, TV드라마 분야에서 아빠, 아버지라는 이름보다는 엄마, 어머니가 소재로써 훨씬 매력적이다. 책께나 읽었다는 사람들, 영화광, 드라마광이라면 아빠보다는 엄마를 다룬 작품을 더 많이 기억할 터이다. 그런데 ‘아버지’라는 석자만으로 엄청난 사회적 이슈와 관심을 끌었던 때가 있다. 1997년 IMF시대이다. 대량 해고와 실직으로 인하여 대한민국은 패닉에 빠져들었고 실직자의 대부분은 우리들의 아버지였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로부터 20여년이 훌쩍 지난 2020년의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IMF 구제금융을 2년도 되지 않아 졸업했지만 이후 우리의 노동시장은 유연성이란 명목하에 상시고용, 상시해고, 조기퇴직, 명예퇴직, 정년 단축, 비정규직이 일상화하였다. 평생직업의 개념마져 사라져가고 있는 현실에서 인생 2막을 준비해야 한다는 다양한 조언이 범람한다. 하지만 혹독한 경쟁에 내몰린 많은 직장인들에게 그일도 결코 녹록한 것은 아니다.
누구나 일선에서 물러나 퇴직의 시간을 맞이한다. 퇴직은 예고된 것일 수도, 갑자기 찾아올 수도 있다. 『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의 아빠도 퇴직을 했다. 책에서 실직인지 정년 퇴임인지 알 수는 없다. 딸이 대학을 졸업했으니 50대 중후반 또는 60대 초반 정도로 짐작해 볼 뿐이다. 지금의 한국이 있기까지 그 주역을 맡아 온 베이비부머 세대다. 충분히 지지받고 존중받아야 할 자격이 있지만 현실에서는 노동의 시간이 저물고 나면 무료함, 공허함, 불안함이 다가올 뿐이다. 취미라면 고작 가까운 산에 오르거나 친구들과 소수 한잔 기울이는 것뿐인 소시민이 아버지들의 퇴직 후 자화상이다.

어느날 아빠가 퇴직하셨어요
『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는 작가의 실제 이야기를 기반으로 했다. 주인공은 딸과 아빠다. 딸은 퇴직한 아빠의 1년 일상을 무덤덤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 그림책은 기승전결 서사적 구조를 갖고 있지는 않다. 아빠에 대한 이야기지만 딸은 독백하듯 자신의 이야기로 풀어낸다.
아빠는 퇴직을 하고 이전에는 누리지 못했던 평온하고 여유 있는 일상을 보낸다. 미뤄뒀던 취미도 즐기고 친구들도 만나다. 처음으로 딸의 졸업식에도 참석한다. 가족을 위하여 아침 식사 당번도 자처한다. 아마 바쁜 사회생활 속에서 가족들과 소통하기 어려웠기에, 아빠는 아빠의 방식으로 가족들에게 다가가려는 시도였으리라.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무료함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아빠는 점점 말수도 줄고 한숨도 늘어간다. 재취업의 실패로 아빠의 사기는 떨어진다. 딸은 그런 아빠에게 어떤 응원과 지지를 보낼 수 있을까?
딸의 마음은 꿈에서 드러난다. 세찬 비를 맞고 있는 아빠에게 딸은 말한다.
“아빠, 제 우산 같이 써요. 이제 제 우산도 제법 커요.”
날이 밝은 현실의 아침. 아련하고 애잔하면서도 어쩌면 뒤숭숭했을 간밤을 지난 딸은 살갑게 아빠를 부른다. 자라면서 늘 주위에 없었던 아빠다. 딸도 아빠도 서로에게 살갑게 다가가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어색하기만 하다.
“아빠, 오늘은 아침 먹고 가려고요!”
“그래, 같이 먹을까?”
아빠는 평소와 다른 딸에게 반색하며 곁을 내어준다.
거창하지 않아도 작은 관심만으로도 아빠느 힘과 위안을 얻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날 딸은 더 살갑게 아빠의 근황을 물었을 것이다.

당신의 아버지는 어떠신가요?
『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는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다. 주변에 흔하게 접하는 상황과 그리고 무덤덤하면서 살갑지 않은 딸과 아빠의 관계를 그렸을 뿐이다. 하지만 이 그림책이 주는 공감의 깊이는 얕지 않다. 그냥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림책 속 아버지는 나의 아버지이기도 하고 누구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이 그림책을 마주한다면 그날만큼은 꼭 아빠에게 안부를 묻는 하루가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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